유튜브 시작하기 ep. 3: "시작하는 두려움 극복하기" 라고 제목을 붙이고 각종 꿀팁을 나누고 싶었으나, 아직 시작도 못했어요, 여러분.

유튜브 시작하기 ep. 3: "시작하는 두려움 극복하기"라고 제목을 붙이고 각종 꿀팁을 나누고 싶었으나, 아직 시작도 못했어요, 여러분.  

 

여러분, 유튜브 시작한다고 블로그도 개설하고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놓고 부산을 떨었지만 아직 시작도 못 했습니다. 흐흑.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이건 유튜브에 가서 동기부여 채널 여럿 구독하고 동영상 몰아본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래, 난 할 수 있어.  비주얼라이제이션..." 한다고 되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동영상 속의 많은 분들이 "그냥 하면 돼 요."라고 쉽게 말씀하시지만 그 말들은 그냥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저를 녹다운시키는 펀치가 되어 날아올 뿐입니다.  

 

채널 아트도 준비했고, 음악도 선정 끝.  엔드 카드 마련도 했고 로고 인트로도 준비했지요.  자, 이제 카메라로 찍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맨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나날들을 바이바이 하고 정성스레 화장을 하고 오랫동안 입지 않았던 정장도 꺼내 입었지요.  조명도 두 개나 앞에다 가져다 놓고 좋은 오디오 퀄리티를 위해 USB 마이크를 따로 준비해서 노트북에 설치되어 있는 녹음 소프트웨어와 연결시켜 테스트도 여러 번...  카메라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  '앗, 렌즈가 어디 있는 거지?  아, 여길 보는 거지.'  끝없는 우주와 같은 심연의 검은색을 뿜어내는 렌즈를 보자마자 제 머릿속은 검정이 아닌 새 하얀색으로 덧칠이 되어 버렸습니다.  무슨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꾸역꾸역 "Hi, my name is..."로 말을 꺼내긴 했는데 10초 만에 막혀 버렸지요.   스크립트도 써 보긴 했는데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끄고 새로 녹음 버튼을 다시 눌러봅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었습니다.  앗, 역시 새 하얀색이 몰려옵니다.  '에이, 저리 가버려'라고 했지만, 바로 그 목소리가 뭘 말해야 할지 생각해야 할 뇌 속의 뉴런들을 점령해 버립니다.  아ㅏㅏㅏㅏㅏㅏ.... 

 

혹시나 하고 리플레이 버튼을 눌러서 어떻게 찍혔는지 확인해 봅니다.  참담합니다.  내가 상상하던 날아다니는 유튜버의 화려하고 매력적인 모습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어.색.할.수.가....  정녕 이게 나의 모습이란 말인가. 하. 

 

오랫동안 깊은 산속에서 수행을 마친 스님이 속세로 돌아와 시주를 받으러 문을 두드리러 다니기 전 이런 심정일까요? 

 

제가 유튜브 시작하려는 걸 주변에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제 어머님은 저의 이 속 타는 마음도 모르신 채 천진무구한 표정으로 잘 주무시고 계십니다.  저 혼자 블로그 개설해서 떠들고 있는 거죠.  속된 말로 허공에 대고 삽질하는 기분입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완벽주의자의 기질이 있어 모든 조건이 만족되어야 시작하는 그런 사람도 아닌데 왜 그런걸까요? 

 

어쨌든 또 계속 녹음 버튼을 눌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 번 하다 보면 몇 분이라도 건질게 나오겠죠. 그렇죠?

 

그럼 그때까지...  또 뵈요, 여러분.

 

시작하는 그날까지. 

 

날아가는 그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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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에피소에서 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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