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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뉴욕 이야기 ep. 1: 내가 뉴욕에서 만나보았던 할리우드 스타들과 유명인들

 

뉴욕 이야기 ep. 1: 내가 뉴욕에서 만나보았던 할리우드 스타들과 유명인들 

 

여러분

 

요즘 제가 업데이트를 자주 못했죠? 

 

대신 오늘은 재미있는 뉴욕 얘기 하나 해드릴게요. 

 

제가 뉴욕에 처음 도착한 건 2004년 아주 추운 1월 어느 날 밤이었어요. 

택시를 타고 기숙사로 향하던 그 깜깜하면서도 불빛이 가득한 뉴욕 거리가 아직도 아른거리네요.

기대감과 설레임이 가득한 그런 느낌요.

 

나무 책상 하나와 너무 부실해서 부서질 것 같은 PVC 재질로 된 싱글 매트리스 하나 덩그러니 있는 아무런 온기도 없는 기숙사에 처음 들어가서 "아, 내가 뉴욕에 왔구나."를 피부로 느꼈지요.

 

그야말로 베게도 없고 온기도 없는 방에서 덜덜 떨면서 밤을 보냈으니 피부로 절실히 느낀 게 맞죠. ㅎㅎㅎ

 

다음날 아침 오렌지 파카를 껴입고 뉴욕 거리도 구경할 겸, 베개랑 이불도 살 겸 거리를 한참 걸어 다녔습니다.

그날은 뉴욕 날씨 중 역대급으로 십몇년만에 가장 추운 날 중 하나였는데

새로운 도시에 온 흥분 때문이었는지 추운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마구 돌아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차가운 청바지가 허벅지 살을 마구 할퀴어서 새빨갛게 동상 입은 것처럼 되어 있더라고요.

 

뉴욕을 경험하던 바로 그 첫날,

제 기숙사에서 몇 블록 걷지도 않은 그 유명한 5번가 (5th Avenue)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합니다.

 

키아누 리브스 (Keanu Reeves) 가 검은 선글라스와 무채색 울 비니를 쓰고 5번가에서 제 쪽으로 걸어와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키아누 리브스가 아니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내 기억엔 분명 키아누였습니다.)

      영화 매트릭스 (The Matrix)의 팬이었던 저는 속으로 이렇게 외쳤지요. 

 

"내가 매트릭스에 들어온 것인가? NEO를 만나다니... 이건 운명이야." 

 

그게 저의 첫 할리우드 스타 목격담입니다. 

 

여담으로 수년 후, 클라우드 아틀라스 (Cloud Atlas) 시사회에서 매트릭스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 (Wachowski brothers)  (아니 그때는 Lana로 개명을 한 상태였기 워쇼스키 남매였겠네요.) 바로 앞에 앉아, "내가 매트릭스에 들어온 게 맞아"라고 생각하며 눈망울이 그렁그렁했었던 적도 있었답니다. 

그 공간에서 유일한 동양애가 이상한 표정을 하고 열심히 듣고 있으니 Lana가 '왜 내가 얘기하는데 눈물을 그렁이지' 라는듯 이상한 표정으로 여러 번 쳐다보더라고요. (그냥 제 뇌피셜 ㅎㅎㅎ)

 

여하튼, 그 첫 날을 시작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을 여러 번 목격하게 됩니다. 

 

니콜 키드먼 (Nicole Kidman)과 나오미 왓츠 (Naomi Watts)는 피부가 뽀얀 인형 같아 실물이 훨씬 예뻤고요.  

 

이스트 빌리지에서 살던 나오미 왓츠의 그 당시 남편 리브 슈라이버 (Liev Schreiber)는 엑스맨 (X-Men)에서의 터프한 모습과는 다르게 갓 태어난 아기를 안고서 동네 앤티크 샵에서 동네 주민과 수다를 떨고 있더군요. 

 

소호 가게에 들렀을 때 너무 귀여운 강아지가 있어서 제가 강아지를 보면서 "So cute, How old?" 하자 "6 month old" 라고 답하는 목소리가 왠지 익숙해 고개를 들어보니 또 다른 엑스맨(X-Men)인 울버린 아니 휴 잭먼 (Hugh Jackman)이 눈앞에 딱 서있더라고요.

 

이스트 빌리지의 또 다른 동네 주민인 라이언 고슬링 (Ryan Gosling)은 화면에서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고 지나가면 "평범한 동네 청년이군"라는 느낌이었지요.  같이 있던 작고 예쁜 미셀 윌리엄스 (Michelle Williams)가 아니었다면 못 알아봤을 수도...

 

  한 자선모금 파티에서는 무대 바로 앞 테이블에서 제니퍼 로페즈 (Jennifer Lopez)와 눈을 맞추며 춤도 춰봤고, 

백투더 퓨쳐 (Back To The Future)를 정말 좋아했었던 저는 마이클 제이 폭스 (Michael J. Fox)를 세미나에서 발견하고는 '마티 맥플라이다' 라고 속으로 외치면서 같이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었지요. 

억만장자인 마크 큐반 (Mark Cuban)과 짧지만 얘기도 나누고 사진을 찍기도 했고요.  

 

왕가위, 장쯔이와 일대종사 시사회에 함께 왔었던 양조위 (Tony Leung)는 정말 정말 친절하고 따뜻한 (하지만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한국에서 왔다니까 정말 친절하게 악수도 해주고 어깨동무하고 사진도 찍어주던 기억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블 영화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나왔지만 영화팬이시라면 양조위의 무간도, 중경삼림, 화양연화 꼭 보세요)

 

한 스타트업 이벤트에서는 전 뉴욕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Michael Bloomberg)가 생각보다 키가 작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지요. 

 

아카데미 상을 받았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Philip Seymour Hoffman)은 살아생전에 제가 웨스트 빌리지 한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옆 자리에서 수다를 떨기도 했었지요. 

 

그 외에도 여러 명의 할리우드 스타나 유명인들을 보게 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꿈을 꾸는 기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에서나 보던 사람들을 내가 뉴욕에 와서 직접 보게 되다니, 이게 꿈인가?'  뭐, 이런 기분이요. 

 

 

그런데, 여러분. 

 

지금 한국에 와있는 2022년의 저로서는 그 모든 일들이 그냥 아련한 추억일 뿐입니다. 

그 많은 스타들, 제가 그렇게 흥분하면서 꿈인가 생신가 하면서 즐거워했던 그런 만남 (encounter)들이 진짜 제 인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걸 그땐 느끼지 못했다지요. 

 

박찬욱 감독님의 새 작품 "일장춘몽"이 갑작스레 생각나는 밤이네요. 

 

그 사람들은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뭐하면서 사는 사람인지 전혀 모르죠.

그분들에겐 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지구인 중 한 사람이겠죠.  

제가 몇 시간 동안 앉아서 열심히 재 꿈 얘기를 해준다고 해도 수박 겉핥기 느낌이겠죠.  

진정한 마음으로 감정을 가지고 이해하고 느낀 게 아닐 가능성이 아주 크죠. 

 

사실 그걸 깨달은 후로는 훨씬 더 제 자신에게 투자하고 집중하는 에너지가 높아졌다고 느껴집니다. 

제 자신의 꿈이 무엇이고, 제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진짜로 누구인가 등등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 많으신가요, 아님 다른 세상일이나 사람들에게 신경 쓰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 많으신가요?

 

여러분 자신도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셨나요?

아니, 주변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이미 이 세상 최고의 스타일 수 있습니다. 

올해는 거기에 더 집중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 어떠세요?

여러분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스타들보다 여러분 주변의 소중한 분들에게 집중해 보시는 거 어떠세요?

 

코인이 뭔지 메타버스가 뭔지 잘 모르는 80넘은 노모는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일 수 있는 것입니다. 

가족 간의 지내온 세월과 기억, 끈끈한 정이 있죠.  제 꿈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지구 상 유일한 사람들요. 

 

여러분 자신이 자신의 인생에서 스타가 한 번 되어 보세요. 

그 여정 우리 함께해요. 

 

게임과 스마트폰에 있는 세계가 훨씬 더 매력적이지만, 가끔은 거기서 시선을 너무 뺏기지 마시고 가끔 고개를 들어서 본인 자신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주위를 기울여 보세요.

항상은 아니더라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걸 느끼실 수 있어요.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얘기를 끝까지 들어주신 분들을 위해 제가 찍은 맨해튼 정경 사진도 같이 올려봐요. 

 

다음 에피소드에서 봬요. 

 

맨하탄 야경

 

맨하탄 스카이라인

 

맨하탄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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